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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선 칼럼] 기업 구성원의 신뢰구축과 책임윤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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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30 15:55:00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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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에서 노란봉투법의 취지가 산업 현장에 안착되기 위해서는 6개월의 시행준비 기간 중 구체적인 운용지침 마련은 물론 시행 규정의 명확화 등이 보완되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기업 자체적으로 간과해서 안 될 중요사항은 모든 기업 구성원, 노사의 윤리적 책임의식이 더욱 고취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연초 이래 악화되고 있는 경영환경과 불확실성에 대해 노사 간 공통된 인식을 확고히 하고, 전사적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한 협력적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업 구성원으로서 노사는 서로가 생존과 성장의 기반인데, 협력의 이익에도 불구하고 협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모두가 손해를 보고, 경영기반을 취약하게 만든 많은 사례를 성찰할 필요가 있다.
돌이켜 볼 때, 기업 구성원 간의 관계, 특히 노사관계에도 도덕 윤리가 있고 원칙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약속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다. 일을 믿고 맡기는 신임(信任)과 일을 틀림없이 완수하기 위해 노력을 다하는 책임(責任)의 원리이다. 이것이 곧 신뢰의 원칙이자 책임윤리이다. 옛말에도 말을 하면 믿을 수 있어야 하고 행한 일은 끝까지 노력하여 반드시 좋은 결실을 거두어야 한다고 했다(子曰, 言必信 行必果 ; 論語 子路篇). 실천이 구두선에 그치고 용두사미로 끝난다면 협력의 효과를 거둘 수 없다. 서로를 보는 눈이 불안하고 무책임하다고 생각되면 그것은 잘못된 관계다. 윤리적 자본의 핵심인 신뢰의 형성이 필요한 것이다.
신뢰라는 뜻의 단어(Trust)는 독일어 ‘Trost(편안함, 위안)’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자신의 기대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과 의존할 수 있는 느낌을 말한다. 물론 기업 구성원인 직원과 기업과의 관계에는 서로의 ‘기대’가 있기 마련이다. 상호 간 기대를 얼마만큼 충족하는가가 소통과 이해, 의존과 믿음의 척도가 되기도 한다. 기업이 직원으로부터 원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경영목표 달성이나 업무성과에 대한 기대이다. 또한 업무상의 기밀 유지, 팀워크와 조직 일원으로서 회사에 대한 충성심(loyalty), 팔로워십(followership) 등이다. 직원이 기업으로부터 원하는 것은 적정한 보수, 공정한 대우, 인권 존중, 쾌적한 작업환경, 합리적인 업무처리 절차 등이다. 이렇듯 서로의 많은 이해관계와 입장이 있기 때문에 구성원 간, 특히 노사 간 협상과 의사소통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은 끊임없이 소통하고 서로의 이해를 높여야 한다. 신뢰는 상호협력의 기반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당면한 리스크 관리를 아무리 강조한다 해도 구성원 모두에게 설득력을 갖지 못할 수도 있다.경영환경 악화와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은 기업 CEO나 경영진, 관리책임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이나 현장에서 일하는 일반 직원들에게는 그렇지 못하다. 자신의 업무와 별로 관계가 없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알려고도 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매출 증대, 성장과 이익을 내지 못하면 적정한 보수를 받기 어렵고 자신과 가족, 기업의 미래도 밝지 않다. 신뢰와 소통 원활화는 기업 전체의 이익을 위해 서로 협력하고 정보 공유와 지식 확대를 통해 문제점을 복합적으로 해결 할 수 있는 전략적 대안을 마련하게 되는 셈이다.
올해 우리나라 제조기업들의 경영실적이 코로나 때보다 부정적인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상의가 발표한 ‘2025년 기업 경영실적 전망 및 애로요인 조사(2025.10.21.)’에 따르면 제조기업 가운데 75.0%가 올해 영업이익이 연초 설정한 목표 수준에 미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됐던 2020년 조사보다도 부정적이다. 비용 측면에서 가장 큰 애로사항은 원자재가 상승(42.5%)과 인건비 상승(30.4%)에 이어 관세 증가(8.9%), 금융비용(8.0%) 순이다. 대한상의는 ‘기업들은 올해 국내외 정치·경제 환경의 급격한 변동 속에서 대외적으로는 관세 부담, 대내적으로는 내수침체 및 비용 상승 등 복합 리스크를 한꺼번에 감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이야말로 국회와 정부가 입법을 통해 우리 기업들에게 힘을 불어넣어야 할 적기라고 강조했다(연합뉴스 외 2025. 10. 20.)
기업은 자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무엇보다 구성원 간, 특히 노사 간 확고한 신뢰 속에 직무윤리를 실천한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 복합위기에 부응하여 한 차원 높은 책임의식 고취라 하겠다. 환경변화에 대한 판단, 대응책에 대한 인식을 함께하고 전체로서 일관성 있게 그리고 분담된 직무를 책임있게 실천하는 전사적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구성원간, 노사간 소통의 상시화, 원활화와 함께 투명한 경영정보와 교육이 필요하다. 소통과 교육 과정에서 질서와 양보, 화목, 남을 존중하는 이른바 예의(禮儀) 정신은 물론 그 바탕이 되어야 한다. 소통 원활화를 지원하는 신고시스템 운영도 필요하다. 직원 개개인은 신뢰형성의 역군이다. 이를 위해 첫째 정직·청렴해야 하고, 둘째 책임의식이 높아야 하며, 셋째 성실· 근면해야 하고, 넷째 업무개선에 대한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많은 경영 성공사례를 되세겨 보아야 하겠다.
2025년 10월 30일
한국기업윤리경영연구원 이사 박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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