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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선 칼럼] 어려운 경영환경, 더욱 필요한 윤리경영

등록일 2025-12-31 10:49:52 조회수 258

다난했던 2025년이 저물고 있다. 올해 기업환경은 그 어느 해 보다 불안과 긴장의 강도가 높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연초이래 지속된 통상환경 불확실성, 탄핵관련 정치일정과 내수침체 등으로 저성장 속에 위기의식이 매우 높았다. 대학교수들이 선정한 2025년의 사자성어는 ‘변동불거(變動不居)’였다. 우리 사회가 거센 변동의 소용돌이 속에 놓여 있으며, 불확실한 시대에 안정과 지속 가능성을 고민해야 한다는 시대적 메시지를 상징한다는 설명이다. 기업인들은 2025년 경영환경을 평가하는 사자성어로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갔다는 의미의‘고군분투(孤軍奮鬪)’를 뽑았다(교수신문, 조선비즈, 12. 8/ 중소기업중앙회 12, 21).
 
2026년 새해에는 기업환경이 어떻게 변화될까. 낙관적이지는 않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우리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했다. 조사 응답업체 절반 이상(52.0%)이 경영 여건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해, 양호할 것으로 전망한 응답(44.7%)을 상회했다. ‘매우 어려움’을 전망한 기업도 18.0%로 나타났다. 반면, ‘매우 양호’를 전망한 기업은 전체 응답의 3.4%에 불과했다(한경협, 2026년 기업 경영환경 인식조사,‘25.12.22)

 

기업들은 2026년 경영상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내수 부진’과 환율 리스크’를 지목했다. 대내적인 경영 리스크 요인으로는 내수 부진 및 회복 지연(32.2%)에 이어 인플레이션 심화(21.6%),  금리 인하 지연(또는 인상)(13.1%), 정책 및 규제 불확실성(12.5%) 등의 순이다. 대외적인 글로벌 리스크 요인은 환율 등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26.7%), 보호무역 및 수출 장벽 확대(24.9%), 세계경제 둔화 및 회복 지연(19.8%)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내수 부진과 고환율 등 경기 하방 요인이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한편 경영자총협회(경총)는 기업 최고경영자(CEO), 임원을 대상으로 경영기조를 조사한 바 있는데,  2026년 경영계획 방향을 '현상 유지'로 답한 비율이 39.5%로 가장 높았다. 긴축경영 응답은  49.7%(2025년)에서 31.4%(2026년)로 줄었고 확대경영 응답은 22.3%(2025년)에서 29.1%(2026년)로 증가했다. 긴축과 확대경영이 비슷한 수준으로 기업의 경영계획이 여전히 보수적임을 보여준다. ‘긴축경영’의 구체적 시행계획(복수응답)은 인력운용 합리화(61.1%), 전사적 원가절감(53.7%), 신규투자 축소(37.0%), 사업 구조조정(29.6%)등의 순이다. 특히 ‘인력운용 합리화’를 가장 높게 응답한 것은 2017년 전망조사(’16.12)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라고 경총은 지적했다 (경총, 2026년 기업 경영전망 조사, 25,11.30)

 

2026년 노사관계는 어떨까. 기업 10곳 중 7곳 이상이 2025년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경총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72.9%가 2025년보다 불안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부정적 전망이다. 주요 이유로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시행에 따른 갈등 및 노동계 투쟁 증가(83.6%), 정년연장·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조합의 요구 다양화(52.7%)라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임금 및 단체협상의 주요 쟁점으로는 '정년 연장이 49.7%로 가장 많았다 (경총, 2026년 노사관계 전망 조사,‘25. 12. 21).

 

이렇듯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경영환경에 기업은 자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할까. 한 기업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기업구성원의 노력 못지않게 세상의 변화가 더 빨라지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혁신으로 도약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많은 기업들은 2026년의 사자성어로 ‘자강불식(自强不息)’을 선정했다. 기업 스스로 강하게, 쉬지 않고 노력한다는 뜻이다(중소기업중앙회). 

 

기업은 경영환경 변화를 점검하고 사업계획과 자원투입 구조, 부문별 경영활동을 보정할 수밖에 없다. 아울러 산업재해나 정보유출과 같은 사회적 관심이 큰 돌발변수에 대한 대응도 긴요하다. 기업이 보유한 물적ㆍ경제적 그리고 인적 자원을 최적상태로 관리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효율화 대책추진, 구조조정이나 노사협상 과정에서 기업 구성원이나 노사, 임직원과 계층 간, 협력기업이나 외부 이해관계자에게 영향을 미치고 사안에 따라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위기심리나 인식이 특히 기업 내부에서 공감되지 않을 경우 더욱 그렇다. 이럴 경우 기대하는 목표는 달성하기 어렵게 된다. 

 

한 해를 마감하고 신년 벽두에 서서 먼저 해야할 일이 무엇일까. 기업경영 전 부문에 걸쳐 기본 틀을 확고히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옛말에도 기본이 확립되면 길이 생긴다고 했다(本立道生). 튼튼한 건물을 지으려면 기초를 튼튼히 해야 하듯, 무슨 일이든 근본을 견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기업 구성원의 입장에서 기본 틀은 개개인이 기업내 역할로서의 본분,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 하겠다. 

 

윤리경영은 기업의 경영활동이 적법하다는 테두리를 넘어 법이 지향하는 취지와  도덕적 가치를 반영하는 경영이다. 기업윤리나 직무윤리는 기업구성원이 법과 규정, 기업 내규, 업무 방법서와 매뉴얼은 물론 기업 공유가치의 준수를 목표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경영 실천활동의 기본 틀이다. 최적 경영관행(best management practices)을 확립하게 하고, 이를 바탕으로 원활한 경영활동, 기업 구성원의 창의력, 솔선력, 협력활동을 촉진하여 경영위기,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지속발전을 가능케 하는 기반인 것이다. 

 

되뇌어야 할 것은 기업 구성원의 적법활동과 업무규정 등의 준수만을 강조하는 것은 최소한의, 낮은 수준의 윤리경영(low road)이라는 점이다. 물론 준법이라는 낮은 수준의 윤리경영도 쉽지만은 않다. 사회적 가치가 수용되고, 윤리적 문화 속에 구성원들의 공감과 참여, 열정이 충만한 높은 수준의 윤리경영(high road)으로 성숙되어야 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전사적인 윤리경영이 필요하다. 기업의 모든 부서, 모든 경영부문,  공급망(supply chain)이나 가치창출(value chain) 의 모든 과정, 나아가 이해관계자에 이르기까지 기업윤리를 일상적 경영활동의 종합적인 구성요소로 인식하고 실천하는 전사적 윤리(Total Ethics) 기업이 되어야 하겠다.

 

 

2025년 12월 29일
한국기업윤리경영연구원 이사 박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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