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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선 칼럼] 비리(非理)를 예방하는 공개 테스트(The Disclosure Rule)

등록일 2026-01-30 10:14:43 조회수 203

공직자는 우리사회의 리더이다. 리더들이 자기자신을 바르게 할 수 있다면 정치를 하는데 무슨 어려움이 있겠는가, 자기 자신을 올바르게 할 수 없는 사람이 어떻게 다른 사람을  올바르게 할 수 있겠는가(苟正其身矣 於從政乎 何有 不能正其身 如正人何 ; 論語 子路篇). 남을 이끄는 리더들은 먼저 자기의 사생활부터 바로해야 한다는 말이다. 국민들은 정책을 책임지는 사람들이 성실한 열정과 준법, 윤리의식이 있는지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사회안정과 발전의 기반이기도 하다.

 

며칠 전, 불법과 부조리 의혹을 해소하지 못한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지명이 철회됐다. 이 후보자는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을 향해 폭언과 고성을 지르는 등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영종도 땅 투기 의혹, 자녀 증여세 대납, 자녀 병역과 입시특혜 논란 등이 있었다. 더욱이 후보자가 한 아파트 청약 과정에서 부당하게 부풀린 가점으로 당첨된 것 아니냐는 불법의혹도 큰 파장을 가져왔다. 후보자는 국민이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지는 못했다. 설명이 국민 눈높이라는 깊은 관심에 미달한 것이다.  

 

지명 철회가 모든 의혹을 가라앉히고 일상을 되찾게 할 수 있을까. 물론 그렇지 않을 것 같다. 그동안 제기되었던 각종 의혹에 대해 당국의 수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경찰에 접수된 고발 사건은 7건 이상인 것으로 확인되고, 경찰청 관계자는 후보자와 관련해 고발 접수된 사건들을 절차대로, 원칙대로 수사하겠다고 언론은 보도한다. 

 

이번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한 국회의원은  ‘국회의원과 국무위원의 인사 검증에는 큰 차이가 있다’며 3선 국회의원을 했다고 해도 후보자의 도덕성과 자질 검증은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못했고, 이번이 제대로 된 첫 번째 검증이라고 지적했다. 선출직 공직자인 국회의원과 임명직 공직자인 국무위원의 인사 검증에 차이가 있다는 의미다.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보다 철저한 검증 숙제를 안겨주었다. 

 

옛말에 ‘길이 아니면 가지말라’고 했다. 만물유도(萬物有道)다. 정도(正道), 공도(公道)가 있고 그 반대의 길은 잘못된 길, 사도(邪道)요 외도(外道)다. 많고 다양한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마땅이 가야 할 그 길을 가지 않으면 위험과 불행을 초래할 수 있다. 공직자의 길은 더욱 그렇다. 사람이 가야할 옳은 길이 다름 아닌 도덕(윤리)다. 

 

공직자는 단순히 직업인이라는 위치를 넘어, 사회 공동체의 안녕과 행복, 질서, 이익을 견인하고 책임지는 역할이 크다. 보다 높은 수준의 도덕윤리 의식으로 무장되어야 한다. 그래서 첫째 부정청탁 근절, 엄격한 금품 수수 제한을 통해 공직 수행의 객관성을 확보하고(청탁금지법), 둘째 공정한 직무 수행을 저해하는 사적 이해관계 방지 및 미공개 정보이용 금지(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셋째 공직자가 일상에서 지켜야 할 ‘행동 기준’을 규정(공무원 윤리강령, 각종 행동강령)하여  청념과 책임, 성실과 봉사를 강조하는 것이다. 더욱이 실천적 윤리 행동강령에는 건전한 공직 풍토조성을 위해 경조사, 협찬 등 사적인 영역에서의 절제를 강조하고, 소위 갑질이라 통칭되는 지위나 우월적 관계를 이용해 하급자나 민원인에게 부당한 요구나 인격 모독을 하는 행위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이번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후보자의 직장내 갑질, 각종 비리 의혹이나 비윤리적인 행태가 공공연히 세상 밖으로 터져나오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후보자는 능력있고 직무에 성실한 전직의원, 정치가로 알려져 있었다.  후보자가 쌓아왔던 그동안의 많은 노력과 성과, 품성들이 일거에 경시될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참 안타깝기만 하다. 수신위선(修身爲先))이나 수신위본(修身爲本), 철저한 자기관리(self management)라는 말이 무색하게 되었다.

 

기업윤리는 비리나 부정행위를 가름하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합법과 불법의 경계가 혼란스러울 때는  오직 한 가지 교훈 ‘의심이 들면 하지 말라(When in doubt, don't)’고 가르치고 있다.

 

아울러 비윤리적인 의사결정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행위의 공정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른바 황금률 테스트((The Golden Rule)다. ‘네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들을 대하라(Do to others as you would have them to do you ; LUKE 6장 31절)’는 말이다. 적극적인 의미의 공정성 행위이다. 공자는 이것을 서(恕)라는 말로 표현했다. ‘네가 원치 않는 일을 남에게 하자 말라는 것’이다. 소극적 의미이다(己所不欲 勿施於人 ; 論語 衛靈公篇). 

 

이와함께 자신의 의사결정과 행위가 만천하에 공개되었을 때 가족과 친지들에게 부끄럽지 않을 것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자신의 확신 정도를 사전에 점검하는 이른바 ‘공개의 원칙(The Disclosure Rule)’이다. 무엇인가 몰래 하고 싶은 충동이 든다면, 다른 사람들 앞에서도 떳떳이 할 수 있는지 스스로 물어 보라는 것이다. 그렇지 못하다면 그것은 분명히 잘못된 행위이다. 하지 말아야 한다. 불법적이거나 비윤리적인 행위이기 때문이다.

 

2026년 1월 28일
한국기업윤리경영연구원 이사 박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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