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의 자료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습니다. 인용시 출처를 반드시 명기하시기 바랍니다.
[정봉수 칼럼] 지사장의 직장 내 괴롭힘 사례와 시사점 |
|||
|---|---|---|---|
![]() |
2026-07-30 14:34:40 | ![]() |
21 |
글로벌 IT 기업의 한국지사장은 2024년 2월 1일 입사한 후 약 9개월이 지난 시점에 전체 직원 15명 중 6명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 및 컴플라이언스 위반으로 신고를 당하였다. 해당 직원들은 진술서를 작성하여 지사장을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하였고, 지사장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집단으로 퇴사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사건의 심각성을 인식한 본사는 2024년 11월 담당 임원을 한국에 파견하여 본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실시하였다. 이 사건을 맡은 본 노무법인은 피해를 신고한 직원 6명, 참고인 4명 및 지사장인 피신고인을 조사한 후 조사보고서를 작성하여 회사에 제출하였다. 신고된 행위는 총 18개였으며, 조사 결과 그중 12개 행위가 관련 법령 또는 회사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해당 행위의 정도가 중대하였고, 지사장이 더 이상 한국지사장의 직책을 수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하 간의 신뢰관계가 훼손된 상태임이 확인되었다.
지사장은 한국지사 조직을 총괄하는 사람으로서 일반 직원들과 달리 직장 내 괴롭힘을 적극적으로 예방하고 금지해야 할 위치에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직장 내 괴롭힘의 행위자가 되었다. 특히 회사의 윤리행동강령은 관리자에게 더 높은 수준의 책임을 부과하고 스스로 본보기가 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윤리행동강령 위반행위가 8개에 이르렀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비위행위는 지사장이 입사한 지 불과 9개월 만에 전체 부하직원 15명 중 6명의 신고를 통해 확인되었다.
이에 회사는 2024년 12월 30일 지사장에게 징계위원회 개최를 통지하면서 구체적인 비위행위를 적시하였다. 이와 함께 지사장이 퇴직합의서에 서명할 경우 2개월분의 임금을 추가로 지급할 수 있다는 권고사직 제안도 하였다. 지사장은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징계해고를 당하는 것보다 합의퇴직을 하는 것이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하여 회사의 합의퇴직 제안을 수용하였다.
이하에서는 지사장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와 윤리행동강령 위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이를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사례로 삼고자 한다.
II. 직장 내 괴롭힘 및 윤리행동강령 위반 내용
1. 회식자리에서 폭언 및 90도 문안 인사 지시
(1) 신고인 1의 진술
2024년 2월 1일 지사장의 부임 회식 자리에서 폭언과 협박이 있었다. 사장은 내가 말끝마다 ‘요’자를 사용한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문제를 제기하였다. 왜 ‘다’나 ‘까’를 사용하지 않느냐며 정색하면서 나무랐다.
순간 당황하여 일단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하고 대화를 이어갔지만, 나도 모르게 평소처럼 계속 ‘요’자를 사용하게 되었다. 그러자 사장은 갑자기 격분하며 “너 내가 누군지 모르지, 이 새끼야”, “어디서 건방지게 말투를 그 따위로 하고 있어!”, “개새끼가”, “너 내가 누군지 알고 까부냐? 어디서 요자야!” 등의 폭언과 욕설을 하기 시작하였다.
(2) 신고인 2의 진술
새로운 직원이 입사하여 환영회를 겸한 회식을 하였다. 회식 장소는 회사에서 약 10∼15분 정도 떨어진 횟집이었다. 식사를 하기 전에 술을 마셨는데, 나는 술이 약한 편이어서 취기가 오른 상태였다. 피곤하고 발도 가려워 다리를 꼬고 있었는데, 갑자기 사장이 나를 노려보면서 “어디 내가 얘기하는데, 어디 씨발 네가 내 앞에서 다리를 꼬고 있냐”라며 욕설과 함께 폭언을 하였다.
(3) 90도 문안 인사 지시
<신고인 1> 사장이 취임한 지 한 달쯤 지났을 때로 기억한다. 오전에 사장실 밖에서 간단히 목례로 인사하였더니 사장이 사장실로 잠시 들어오라고 하였다. 이후 “인사를 왜 그런 식으로 하나. 하려면 똑바로 90도로 하라”고 말하였다.
직원들은 그때까지 가벼운 목례나 눈인사 정도를 해왔는데, 사장은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정확하게 자신에게 와서 90도로 인사하라고 지시하였다. 또한 다른 직원들에게도 이를 전달하라고 하였다. 내가 모든 직원에게 직접 말하지는 못하고 이○○ 차장에게 해당 지시를 전달하였다. 그 이후부터는 매일 사장이 출근하면 사장실로 찾아가 90도로 인사하였다.
2. 사적 이익 도모
(1) 자신의 책 구매 강요
<신고인 1, 2, 3> 사장이 취임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단둘이 있을 때 먼저 자신의 책 이야기를 꺼내면서 “내가 책을 썼는데 말이야. 너 안 읽어봤냐?”라고 물었다. 아직 읽어보지 않았다고 하자 “너는 사장이 쓴 책을 어떻게 읽어보지도 않을 수가 있냐”라고 말하면서 계속 책 이야기를 하였다.
이러한 발언은 사무실뿐만 아니라 식사 후 커피를 마실 때나 외부 미팅을 위해 차로 이동하는 중에도 계속되었다. 내가 책을 구매했다고 말할 때까지 책에 관한 이야기를 반복하였다.
(2) 내기 골프 강요
<신고인 1, 2> 사장은 직원들과 골프를 할 때 내기를 강요하는 경우가 있었다. 2024년 6월 25일과 2024년 8월 7일에 골프를 쳤을 때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나처럼 상대적으로 골프를 잘 치지 못하는 사람은 돈을 많이 잃을 수밖에 없었고, 그날도 약 15만 원 정도를 잃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장이 거절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조성하였기 때문에 억지로 내기 골프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
(3) 보너스에 대한 감사 표시와 대가 요구
<신고인 1> 인센티브 보너스를 받게 되었는데, 사장이 나에게 “제 덕에 전무님도 돈을 받게 되었으니까 술 한잔 사셔야죠. 골프도 한 번 치셔야죠”라고 말하였다. 이는 농담이 아니라 진심으로 하는 말처럼 느껴졌다.
<신고인 2> 당시 사장은 자신이 열심히 노력하여 직원들이 보너스를 받게 되었다고 말하였다. 어떤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감사하게 생각하고 똑바로 해”라고 말하면서 “나한테 떼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 “골프를 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자신을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
3. 해고를 언급하며 고용불안 조성
<신고인 1> 사장이 HR에 영업 부문 직원인 나와 신고인 2, 신고인 3 중 반드시 한 명은 내보내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내가 9월 25일 사장과 크게 언성을 높이게 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당시 사장은 본사 영업팀 이사가 영업팀 직원들을 모두 해고하라고 하였지만, 자신이 이를 막고 있다는 식으로 말하였다.
<신고인 3> 사장과 함께 차로 이동하던 중 사장이 나에게 “회사 윗선에서는 직원들을 모두 내보내라고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직원들과 잘 지내보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여차하면 이미 윗선에서도 모두 동의했기 때문에 내보낼 수 있다”는 취지로 이야기하였다.
4. 부당한 지시 거부에 대한 보복성 폭언 및 업무 배제
(1) 부당한 요구 및 이에 대한 거부
<신고인 5> 6월경 회사 행사를 진행하였는데, 행사 준비 상황을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사장이 자신의 책 이야기를 꺼냈다. 정확한 권수는 말하지 않았지만, 법인카드로 자신의 책을 구매하라고 지시하였다. 당시 행사는 100명이 넘는 인원이 참가하는 규모였으며, 해당 책의 내용은 행사의 취지와 전혀 맞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그 책을 구매하지 않았다.
(2) 업무능력 비하
6월에 내가 “사장님께서 추진하고 싶은 마케팅이 무엇인지 함께 공유해주시고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하였다. 그러자 사장은 느닷없이 “김 부장, 너의 칼이 준비됐는지 안 됐는지도 모르는데, 네 칼이 짧은 칼인지 무엇인지도 알지 못하는데 그것을 왜 너에게 공유하겠느냐”, “칼을 뽑았는데 빈 칼이라면 어떡하느냐. 서로 민망한 상황은 만들지 말자”라고 말하였다.
사장은 나를 마케팅 매니저라는 직책을 가진 직원으로 인정하지 않고, 단순히 세일즈 어드민 업무를 하면서 나이만 든 여성 직원으로 치부하였다.
(3) 지속적인 폭언
8월경 두 차례에 걸쳐 있었던 일로 기억한다. 사장이 사장실 문을 열어둔 채 나를 향해 소리를 지른 사건은 나에게 깊은 충격과 수치심을 안겨주었다. 사장은 자신의 방에서 문을 열어둔 채 나를 향해 큰소리로 질책하였다. 이로 인해 모든 동료가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후 동료들이 “사장이 소리를 지르는 것을 모두 들었다”고 말했을 때, 나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수치심과 모멸감을 느꼈다.
사장은 나의 업무능력과 역량을 전혀 존중하지 않았고, 오히려 “일 못하는 것 다 아는데 모르면 물어보란 말이야”와 같은 발언을 서슴지 않고 내 면전에서 큰소리로 퍼부었다. 이 사건 이후 나는 업무에 대한 자신감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동료들과의 관계에서도 위축감을 느끼게 되었다.
(4) 부적절한 관계 암시
7∼8월경 사장은 나에게 업무능력이 좋지 않은데 어떻게 지금까지 계속 근무하고 있으며, 업무평가 점수도 나쁘지 않을 수 있었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전임 대표이사와 내가 도대체 무슨 관계였는지를 추궁하였다.
사장은 둘 사이에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취지로 “어떻게 아직까지 살아 있어?”라고 말하면서, 전임 대표이사와 내가 어떤 특별한 관계가 아니었다면 현재와 같은 상황이 있을 수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하였다.
단지 사장이 판단하기에 업무능력이 좋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근거 없이 미혼 여성 직원에게 이와 같은 발언을 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5) 업무 배제
① 업무 배제 1: 사장은 내가 계속 담당해오던 마케팅 관련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마케팅 담당자와의 이메일 커뮤니케이션에서 나를 배제한 채 직접 업무를 진행하였다.
2024년 7월 17일 행사 스폰서십 요청과 관련하여 나에게 공식적으로 발송된 이메일이 있었으나, 사장은 의도적으로 나를 제외한 채 아시아·태평양 지역 담당자들에게만 이메일을 전달하였다. 나는 이후 아시아·태평양 지역 담당자로부터 해당 이메일을 별도로 전달받았다.
② 업무 배제 2: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보도자료가 배포되었다. 보도자료 배포는 명백히 나의 업무 중 하나였으며, 모든 보도자료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담당자의 승인을 받은 후 배포되는 것이 회사의 내부 절차였다.
내부 확인 절차 없이 배포된 보도자료에 관하여 영업 담당 상무에게 문의하자, “사장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담당자가 함께 논의하여 정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러나 해당 논의 과정에 나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III. 지사장의 직장 내 괴롭힘 판단과 조사결과
앞에서 살펴본 지사장의 행위는 총 18개이며, 이를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이하에서는 각각의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1. 직장 내 괴롭힘 해당 여부
(1) 회식 자리에서의 폭언 및 90도 문안 인사 지시
지사장 부임을 축하하기 위한 회식 자리에서 지사장은 신고인 1이 존댓말의 종결어미로 ‘요’를 사용하는 것에 불쾌감을 표시하였다. 지사장은 신고인 1이 ‘다’나 ‘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언하였고, 심지어 신고인 1에게 앞으로 말투를 고치겠다는 취지의 내용을 녹음하도록 하였다.
당시 신고인 1이 배우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보면 신고인이 매우 분노하고 괴로워하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신고인 1은 이후 정신건강의학과 치료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직장 내 예의를 가르치기 위한 행위가 아니라 개인에게 모욕감을 주고 인격권을 침해한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신고인 2에 대한 폭언 역시 같은 취지에서 판단할 수 있다.
지사장은 90도 인사에 관하여 단순히 “아침에는 서로 인사를 하자”는 권고였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부하직원들이 출근할 때마다 지사장실로 직접 찾아가 허리를 굽혀 90도로 인사하도록 하는 것은 일반적인 직장 내 인사 방식이라고 보기 어렵다.
신고인들은 모두 해당 인사가 자발적인 것이 아니라 지사장의 강요로 이루어진 것이며, 매일 아침 출근할 때 지사장에게 90도로 인사하는 것이 “굉장히 굴욕적이고 불편한 상황”이었고 “너무 큰 스트레스였다”고 진술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90도 인사 지시는 지사장이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직원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고 근무환경을 악화시킨 행위에 해당한다.
(2) 사적 이익 도모
지사장은 자신이 쓴 책을 직원들에게 구매하도록 강요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신고인 6명은 모두 자신들이 원하지 않았음에도 지사장의 지속적인 요구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책을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또한 지사장은 직원들보다 월등한 골프 실력을 보유하고 있어 다른 직원들이 골프 경기에서 이기기 어려웠음에도 의도적으로 내기 골프를 유도하였다. 이로 인해 일부 부하직원들이 금전적 손해를 입었다고 진술하였다.
이는 지사장이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하여 사적 이익을 추구한 행위이다. 이러한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직접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회사 윤리행동강령의 이해충돌 관련 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자신의 직위를 이용하여 부당한 이익을 취득하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3) 해고를 언급하며 고용불안 조성
지사장은 직원들에게 자신의 권위를 과시하기 위해 본사로부터 영업직원들을 해고하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자신이 이를 막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 하였다. 그러나 신고인들이 본사에 확인한 결과, 본사에서 지사장에게 이와 같은 지시를 한 사실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별다른 이유나 객관적인 근거 없이 직원들이 해고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반복하는 것은 근로자들에게 불쾌감과 위협감을 주고 적대적인 분위기를 조성하여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이다. 이러한 행위는 회사의 윤리행동강령에서 금지하고 있는 괴롭힘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4) 부당한 지시 거부에 대한 보복성 폭언 및 업무 배제
지사장은 회사 행사 참가자들에게 제공할 목적으로 자신의 책을 법인카드로 구매하라고 신고인 5에게 지시하였다. 그러나 신고인 5는 이러한 지시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이를 따르지 않았다. 지사장은 신고인 5가 자신의 부당한 지시를 거부하였다는 이유로 지속적인 폭언을 하고 업무에서 배제하는 등 불이익을 주었다.
이러한 행위는 신고인 5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회사의 윤리행동강령을 위반한 행위로 판단된다.
2. 회사의 괴롭힘 판단 및 징계조치 검토
신고가 접수된 18개 항목 중 12개가 직장 내 괴롭힘 또는 회사 규정 위반행위로 확인되었다. 근로기준법은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이 확인된 경우 사용자가 지체 없이 행위자에 대해 징계, 근무장소 변경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조치를 하기 전에 피해 근로자의 의견을 청취하도록 정하고 있다. 특히 사용자가 직장 내 괴롭힘의 행위자인 경우에는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근기법 제76조의 3, 제116조).
지사장은 회사의 한국지사를 총괄하는 사람으로서 일반 직원들과 달리 직장 내 괴롭힘을 적극적으로 예방하고 금지해야 할 위치에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직장 내 괴롭힘의 행위자가 되었다. 또한 회사의 윤리행동강령은 관리자에게 일반 직원보다 높은 수준의 책임을 부과하고 스스로 본보기가 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윤리행동강령 위반행위가 8개에 이른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지사장의 행위에 대한 비난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이러한 비위행위가 지사장이 입사한 지 불과 9개월 만에 전체 부하직원 15명 중 6명의 신고를 통해 확인되었다는 점도 중요하다. 일부 신고인들은 정신건강의학과 상담과 치료를 받고 있을 정도로 큰 피해를 호소하였다. 신고인들은 지사장과의 신뢰관계가 사실상 파탄되어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공통적으로 진술하였다. 이러한 사정은 지사장에 대한 징계의 종류와 수위를 결정할 때 중요하게 참작되어야 한다.
IV. 시사점
일반적으로 좋은 회사의 조건으로는 높은 수준의 임금과 적정한 근로시간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아무리 좋은 근로조건을 갖춘 회사라고 하더라도 회사의 대표자나 상급자가 직원들을 인격적으로 존중하고, 직원들의 발전을 위해 기꺼이 조언자와 멘토의 역할을 수행할 때 비로소 좋은 회사의 조건이 완성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사건에서는 유명 글로벌 IT 기업의 한국지사장으로 부임한 한 명의 경영자로 인해 많은 직원이 직장생활을 지옥과 같이 느끼게 되었고, 회사에 출근하는 것 자체를 고통스럽게 여기게 되었다. 따라서 좋은 회사를 평가할 때에는 높은 수준의 임금과 법정근로시간을 준수하는 적정한 근로시간뿐만 아니라, 직장 구성원들이 서로를 존중하고 각자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조직문화가 형성되어 있는지도 반드시 고려하여야 한다.
2019년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가 근로기준법에 도입된 이후 한국의 직장문화는 점차 개선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각지대가 존재하며, 많은 근로자가 강압적이고 권위적인 직장문화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직장문화를 개선하는 것은 구성원이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길이며, 모두가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직장을 만드는 핵심적인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는 더 나은 직장문화를 형성하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다만 새로운 직장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모든 구성원의 자각과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잘못된 리더 한 명의 부임만으로도 오랜 기간 형성해온 조직문화가 한순간에 훼손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회사는 경영자와 관리자에 대한 견제 및 감시체계를 마련하고, 구성원들은 서로를 존중하는 직장문화를 지키기 위해 각자의 역할을 다하여야 한다. 이러한 공동의 노력을 통해서만 행복하고 존중받는 직장문화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2026년 7월 28일
강남노무법인 대표 정봉수
한국기업윤리경영연구원 자문단
| 이전글 | | |
| 다음글 | | [정봉수 칼럼] 특정인을 향하지 않은 반복적 욕설도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