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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선 칼럼] 직장내 성차별을 보는 기업윤리적 視角

등록일 2023-11-01 11:45:13 조회수 462

동일한 자격을 갖고 기업에 입사했는데 여성이라는 이유로 승진과 보직 등에 차이가 발생했다면 당사자의 실망감은 얼마나 클까. 특히 승진은 지위와 자격상승에 그치지 않고 임금상승이나 권한 확대, 부수적인 복지가 함께하기 때문에 ‘일 하려는 의지’를 높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의 하나다.

 

우리 헌법은 누구든지 법 앞에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헌법적 가치 아래 근로기준법, 남녀고용평등법, 근로자파견법 등과 같이 불합리한 차별을 금지하는 법령이 여럿 있음에도 차별 문제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항변권을 가진 당사자가 기업를 상대로 이의 제기하여 시정을 요구하기도 쉽지 않다. 설령 차별을 당했다는 심증이 있다해도 구체적인 입증이 어렵고 기업의 인사기준과 평가, 사정절차 등의 합리적 사유에 대해 반박하기도 쉽지 않다. 법의 힘을 빌려 해결하려 해도 대단한 각오와 용기, 경우에 따라 막대한 희생이 필요하다. 결국 주저앉고 만다. 선진국 기업에 비해 차별적 기업문화가 개선되지 못한 우리기업 많은 직장 여성이 겪고 있는 안타까움이라고 표현하면 과장일까.

 

며칠 전 국회 국정감사에서 어느 국회의원이 지적한 우리나라 5대 시중은행의 입사자 재직 현황분석 결과는 성 차별적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2000년 이후 입사 당시의 성비는 여성 100명당 남성 114명이었는데, 현재에는 책임자급에서 337명, 간부급에서 1182명으로 차이가 커졌다. 은행의 핵심보직으로 일컫는 본부 부서장과 지점장에서의 남성 비율은 평균 각각 89.5%, 80.1%로 남성이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일반 기업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취업한 여성이 고위직으로 올라가는 데는 상당한 어려움이 뒤따른다. 소위 유리천장의 벽이다.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이 6.3%에 불과하다. 해외 기업과 비교할 때 크게 낮은 수준이다. 한편 2021년 기준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31.1%)는 OECD 회원국 38개국 평균(11.9%)의 2.6배이고, 직무·직종이 같은 남녀의 임금 차이도 최고 수준이라는 언론보도다.

 

지난 10월 중앙노동위원회는 육아휴직 후 복직한 여성 근로자를 승진 대상에서 탈락시킨 것은 남녀고용평등법에서 금지하는 성차별이라고 판정하고 해당 사업주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사업주가 근로자를 모집·채용할 때나 임금·교육·배치·승진·해고 등에 있어 남녀를 차별한 것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노위는 이번 판정으로 보다 자유로운 육아휴직 확산을 기대했다. 

 

한편 성별 차이에 따른 불평등 상황을 인식하고 성차별적 요소를 감지하는 감수성이 여전히 부족해 직장 내 많은 노동자가 성차별과 폭력에 노출돼있다. 직장갑질119, 아름다운재단이 발표(2023.10)한 설문조사 결과는 직장인들이 직장 내에서 느끼는 성차별 감수성 지수가 100점 만점에 73.5점으로 C등급을 받았으며 이는 우리 일터가 법과 제도로 규율하는 기본 상식조차 지켜지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직장에서의 차별문제는 공정성과 정의라는 윤리적 가치가 첨예하게 요구되는 분야다.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책임은 무엇보다 기업 자체에 있다. 어떻게 윤리의식을 고취하여 준법과 도덕가치를 이룰 것인가. 기업윤리는 윤리경영의 성공도 실패도 최종 책임은 결국 최고경영자에게 달려 있음을 강조한다. 내부의 차별문제가 기업 내부에서 해결되지 못하고 법적 소송으로 가면, 막대한 소송비용 뿐 아니라 사회적 기업신뢰가 추락하고, 구성원들 역시 기업에 대한 충성심과 업무 몰입도를 떨어뜨리게 된다. 결국 기업의 경쟁력과 성장발전을 저해하게 마련이다. 최고경영자는 최고 윤리경영자, 윤리전도사, 윤리교육자인 것이다. 

 

우선적으로 최고경영자와 관리책임자들은 법제화된 차별금지에 대해 철저히 숙지하고 조직을 경영할 필요가 있다. 차별규제의 내용이 더욱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 내의 관행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비윤리적 요소와 관행을 개선하는데 솔선해야 한다. 경영진의 말과 행동은 곧 기업 구성원의 행동과 윤리판단의 기준이 되고 살아 있는 윤리교육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인력관리정책 역시 여성, 남성과 같은 서로 다른 집단이 상호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개선하고, 내부 신고제도를 활성화하여 조직 내 비윤리적 문제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적절한 감시와 제어장치, 공감대가 형성된 개선 대응책은 구성원들의 윤리의식을  강화시킨다.

   

 

 

2023년 11월 01일
한국기업윤리경영연구원 이사 박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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