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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수 칼럼] 직장내 괴롭힘 사례와 산재인정 요건

등록일 2022-12-30 17:03:54 조회수 212

I. 문제의 소재

 

직장내 괴롭힘의 결과로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이 우울증, 불안장애, 적응장애와 같은 정신질환이다. 이러한 정신질환이 악화됨에 따라 정신과 의사의 진단을 받게 되고 그러한 정신질환이 업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산업재해로 인정받아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산재보험법)에 따른 요양급여와 휴업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을 산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정신질환이 산재보험법상 인정되는 질환이어야 하고, 그러한 질병이 업무로부터 발생했다는 사실을 해당 근로자가 입증을 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이러한 입증이 어렵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i)회사가 직장내 괴롭힘으로 인정하였거나 (ii)노동청 조사에서 직장내 괴롭힘으로 인정받는 절차가 필요하다.

 

그러나 정신과 진단을 받은 피해자가 회사로부터 직장내 괴롭힘을 인정받는 것이 쉽지 않고, 노동청을 통해서 직장내 괴롭힘을 인정받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최근에 근로복지공단은 직장내 괴롭힘에 관련된 ‘정신질병 업무관련성 조사 지침’을 대폭 개정하여 괴롭힘으로 인한 정신질병에 대해 구체적으로 조사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아래는 한 여직원이 직장 상사의 괴롭힘으로 인해 정신질병으로 이어지는 사례이다. 사례를 통해 그 피해근로자가 직장내 괴롭힘으로 인한 정신질환을 산업재해로 인정받기 위한 요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II. 직장내 괴롭힘으로 인한 정신질환을 갖게 된 사례 

 

1. 직장내 괴롭힘 내용

 

사원 김**는 100여명 규모의 A회사에 2020년 5월 25일에 입사하여 기계팀에서 기계설계를 담당하였고, 직속 팀장은 외국인이었다. 가해자는 영업개발팀의 강** 팀장 (이하 ‘강팀장’)으로 관할 부서도 아니면서, 김**의 업무에 관여하였고 지속적으로 괴롭혔다. 괴롭힘은 2021년 11월 10일부터 시작되었다. 강팀장은 업무가 시작하기 전인 08시 54분에 김**에게 전화를 해서 “어디냐?”고 물어1층이라고 했더니, “이 시간에 왜 거기에 있냐?”라고 해서 자리로 돌아왔더니 무슨 용건이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삿대질하면서 “자리 비우지 말라”고 하였다. 사실상 커피를 사러 나가서 여러 동료들과 같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당사자에게만 야단을 쳤다. 

 

두번째는 2021년 12월 23일 김**와 같은 층에서 몇 명이 야근을 하면서 저녁을 시켜 먹여야 했는데, 강팀장은 “**씨는 안 먹을 거죠?”라며 일방적으로 김**만 제외하고 야식을 주문하였다. 그리고 몇일 후 김**가 맡은 일을 서둘러 마치고 퇴근하려고 하자, 강팀장은 마침 옆에 있던 00 상무 한테 큰소리로, “누구는 시간이 남아돌아서 야근하냐, 가는 사람들은 뭐냐?”며 김**를 쳐다보면서 귀에 거슬리는 말을 하였다. 
 

세번째는 2022년 1월 5일 업무때문에 전기팀 진xx과장과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강팀장이 끼어들어, “진 과장, 김**씨한테 일 줄거 없냐?”고 하였다. 해당부서 상급자도 아니면서 김**에게 업무를 지시하려고 하는 것에 김**는 불괘감을 느꼈다. 
 

네번째는 2022년 5월 23일 강팀장은 김**의 부서팀장에 전화를 걸어 “이거 급한데 김**는 야근하냐?”고 묻는 소리가 들렸다. 타 부서 팀장이 해당 팀장에게 김**의 야근을 조장하는 게 무척 불쾌하게 느껴졌다. 
 

다섯 번째는 2022년 7월 20일 김**는 물품구매를 하면서 견적서 없이 구매를 요청하였다. 이에 대해 강팀장은 김**에게 전화를 해서 “발주서가 어디서 나간거야? 그 금액으로 구매하면 우린 뭐 먹고 사냐. 김**씨가 책임질 거냐. 혼자 알아서 처리하지 말고 윗사람들에게 좀 물어보고 해라.” 등의 말로 비꼬며 면박을 주었다. 얼마 후 강팀장에게 ‘견적서를 확인하니 오류가 있어 다시 구매를 요청한다’는 이메일을 다시 보냈다. 그런데, 강팀장은 김**를 수신인으로 보내면서, 실제 업무와 상관도 없는 영업개발팀, 전기팀, 기계팀 전원에게 까지 이메일 참조로 전달로 하였다. 그 이메일에서 김**의 실수 크게 확대해석하면서, 같은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으로 발송하였다. 강팀장이 전화로 면박줬으면 됐지, 이메일로 타 부서원들에게 까지 창피를 주는 행위를 하였다. 이 일로 인하여 김**는 다른 부서 직원들과 일하는데도 불편한 상황이 되었고,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2. 회사의 부실한 조사와 2차 피해


2022년 7월 20일 이메일 사건 후 김**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으며, 내부적으로 김**에게 더 많은 일들이 몰렸다. 김**는 2022년 10월 20일에 정신적 신체적 고통이 심해서 더 이상 버티는 것이 힘이 들어 정신과 의사 상담을 받았고, 적응장애 판정을 받았다. 그 진단서에는 앞으로 3개월 동안의 요양이 필요하다는 소견이 기재되어 있었다. 김**는 정신과 의사의 소견서를 가지고, 회사에 인사부서장이 없어 사장에게 진단서를 첨부하여 유급휴직을 신청하였다.

 

2022년 10월 24일 사장과의 면담에서 강팀장의 직장내 괴롭힘으로 신고하려고 하니 절차대로 진행해달라고 요청하였다. 또한 이런 경우에는 산재에 해당되므로 유급으로 휴직을 요청하였다. 이에 대해 사장은 증거를 갖고 오라고 해서, 강팀장이 보낸 이메일과 정신과 진단서를 증거자료로 제출하였다. 이에 대해 사장은 김**에게 “피해망상증 같다.” “네가 정상이 아니지 않느냐?”라는 발언을 반복해서 하였다. 김**가 (휴직이) 직장내 괴롭힘 때문이니 유급이어야 하지 않느냐는 말에, 사장은 “놀고먹는 직원에게 돈을 주는 회사는 없다. 유급휴가를 주는 회사를 찾아가라”고 하였다.   


사장과의 면담이후 김**는 2022년 10월 31일 강팀장과 관련된 진술서를 추가로 사측에 제출하였다. 이에 사장은 관련 참고인들을 불러 조사를 하였다. 김**는 문제를 더 크게 만들지 않고, 강팀장으로부터 사과 정도만 받고 재발방지를 하는 정도에서, 이 괴롭힘 사건을 회사내에서 조용히 해결하기를 바랬다. 그러나 사장이 조사를 한다면서 직원들을 소환함으로써 사무실내 모두에게 소문이 퍼졌고, 소환을 당했던 직원들이 김**를 대하는 태도가 불편해짐으로 인해 김**는 더 이상 회사를 다니기 어려운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다. 열심히 일했던 결과가 이런 것인가 싶어 너무 억울하고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2년 11월 17일 김**는 2개월 무급휴직을 신청하였고, 그 다음날 무급휴직이 승인이 되었다. 김**는 직장내 괴롭힘으로 산재신청을 하려고 한다. 이에 대해 고려해야 할 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III. 정신질병 업무관련성 관련 법, 판례, 지침 기준 

 

괴롭힘이 업무상 정신질환으로 인정받기 위한 요건에 대해 법령과 판례의 기준을 살펴보자. 


1. 산재보험법의 정신질병에 대한 인정기준  


“2019년 7월 16일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이 근로기준법 개정(제76조의 2)에 따라 도입되면서, 산재보상법에서도 “직장내 괴롭힘, 고객의 폭언 등 업무상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질병”에 대해 산업재해로 인정하게 되었다.1)     

 

정신질환에 대한 구체적 기준은 시행령의 별표3에 “(바) 업무와 관련하여 정신적 충격을 유발할 수 있는 사건에 의해 발생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사) 업무와 관련하여 고객 등으로부터 폭력 또는 폭언 등 정신적 충격을 유발할 수 있는 사건 또는 이와 직접 관련된 스트레스로 인하여 발생한 적응장애 또는 우울병 에피소드”를 기술하고 있다.2)  

 

2. 관련 판례

 

직장내 괴롭힘 스트레스로 인해 생긴 적응장애는 업무상 질병에 해당된다3)는 판결에서 인용한 기준판례는 다음과 같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에 정한 업무상재해라고 함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i)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ii)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iii)업무와 질병과의 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4) 

 

3. 정신질병의 대상 

 

업무상 정신질병은 선천적 신체의 장애로 인하여 발생하는 질병은 해당되지 않고, 업무와 관련된 심리적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는 정신질병을 대상으로 한다. 직장내 괴롭힘과 관련된 대표적 정신질병으로 (i)우울에피소드(우울증), (ii)불안장애, (iii)적응장애 등이 있다.5)  

 

① 우울증의 증상은 의욕저하와 우울감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난다. 우울증이 있는 근로자는 집중력이 감소하고 피로감이 증가하며 사고율, 결근율 등이 증가하여 업무 효율에 영향을 준다. 이러한 우울증은 근로자의 사회적 행동에 손상을 보여, 대화에 덜 참여하고, 다른 사람과 협력하는 마음이 적어져 대인관계에 영향을 주게 되며,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에 이르기도 한다. 

 

② 불안장애는 다양한 형태의 비정상적, 병적인 불안과 공포로 인하여 일상 생활에 장애를 일으키는 정신질병을 말한다. 불안장애에 해당하는 질병으로는 공황장애, 각종 공포증(고소 공포증, 광장 공포증, 사회 공포증 등)이 있다. 공황장애는 호흡곤란, 휘청거리는 느낌, 발한, 질식감 등의 신체증상을 가지고 있다. 특히, 죽을 것 같은 혹은 미칠 것 같은 느낌의 인지적 증상이 ‘공황발작’의 특징이다. 

 

③ 적응장애는 동반하는 주요 증상의 양상에 따라 불안장애 또는 우울증  등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특징은 인식 가능한 스트레스 요인에 대한 반응으로 감정적 또는 행동적으로 증상이 존재하는 적응장애이다. 적응장애는 확인 가능한 스트레스 요인이 시작된 후 3개월 이내에 나타나고, 스트레스 요인이 해소되면 6개월 이상 지속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적응장애는 정신과에서 흔하게 사용하는 진단 중 하나로 다른 정신질환의 진단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 진단하는 경향이 있다. 

 

4. 근로복지공단 업무상 정신질환 조사 절차 (지침 2021-05호) 

 

근로복지공단은 직장내 괴롭힘에 대한 산재신청을 접수 받게 되면, 다음의 절차를 거쳐 산재인정 여부를 결정한다. ①요양급여 신청 접수, ②질병명과 임상심리검사 결과 확인, ③재해조사, ④재해조사서 작성, ⑤공단 전문의사의 의학적 소견 확인, ⑥업무상 질병판정위원회 심의 의뢰

 

여기서 특히 주의할 점은 질병명과 임상심리검사 결과에 대해 신청인이 일반 정신과에서 진료받은 내용으로는 충분치 않고, 근로복지공단의 산재판정병원이나 종합병원 급 이상의 정신과 진단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질병명은 정신질병으로 간주하는 우울증, 불안장애, 적응장애에 속해야 한다. 


재해조사에서 있어서는 재해발생 경위, 업무관련 사항, 주요 업무상 스트레스 요인 확인, 증거자료를 수집하여야 한다. 재해발생 경위는 신청인, 신청인의 회사, 동료 근로자 등의 진술을 통해 재해 발생 경위를 확인한다. 업무관련 사항으로 사업장 개요와 일상적 업무상 스트레스 요인을 확인한다. 특히, 주요 업무상 스트레스 요인 11가지 기준을 가진 체크리스트로 확인한다. 그런 후 11가지 해당사항에 대하여 각각의 질문지에 대한 답변을 6하 원칙에 따라 구체적으로 기술한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업무관련 사고의 심각도 파악, ② 폭언-폭력-성희롱의 심각도 파악, ③ 업무의 양과 질 변화 심각도 파악, ④ 업무의 실수-책임 심각도 파악, ⑤ 민원-고객과의 갈등 심각도 파악, ⑥ 회사와의 갈등 심각도 파악, ⑦ 배치전환의 심각도 파악, ⑧ 직장내 갈등 심각도 파악, ⑨ 업무 부적응의 심각도 파악, ⑩ 괴롭힘-차별의 심각도 파악, ⑪ 기타 업무상 스트레스 요인의 심각도를 파악한다. 

 

 

Ⅳ. 결론 

 

앞에서 언급한 김** 씨가 산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근로복지공단의 ‘정신질병 업무 관련성 조사지침’에 따른 준비가 필요하다. 첫번째는 정신질병에 대한 진단서를 종합병원급에서 새로이 발급 받아야 한다. 둘째로 본인의 직장내 괴롭힘에 대하여 6하 원칙에 따른 구체적인 기술이 필요하다. 특히, 이번 사건에 있어 직장내 괴롭힘 신고에 대한 회사의 부적절한 조치와 이로 인한 2차 피해를 구체적으로 기술하여야 한다. 이로 인하여 정신질환이 더욱 악화되었고 계속 근무하는 것이 어렵게 되어 휴직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이와 같이 본인의 정신 질병이 직장내 괴롭힘에서 발생했다는 사실과 이로 인해 더욱 악화되었다는 사실을 입증하게 된다면 산업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직장은 근로자에게 생계수단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근로자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중요한 장소이다. 근로자는 직장생활을 통해서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개인적 성장을 통해 자아실현을 하게 된다. 이렇게 중요한 장소인데, 이러한 사업장 내에서의 직장내 괴롭힘은 근로자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근로자에게 각종 정신질환을 유발하게 한다. 따라서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성실원칙에 따라 근로자에게 안전한 환경을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에는 근로자 보호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형사책임6)과 민사책임7)을 져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강남노무법인 대표 정봉수

한국기업윤리경영연구원 자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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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재보험법 제37조 (업무상의 재해인정기준)

2) 산재보험법 시행령 별표3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기준 – 시행령 제34조의 제3항)
3) 서울행정법원 2016.3.30. 선고 2014구단2112 판결. 
4) 대법원 2013. 7. 25. 선고 2011두10874 판결 등
5) 근로복지공단, “정신질병 업무관련성 조사 지침”, 제2021-05호, 2021.1.13. 

6) 근로기준법 제76조의2 위반시,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7) 대법원 1999.2.23. 선고 97다12082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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